미라클병원에 이어 대추밭 백한의원 예약도 성공했다.
온 우주의 기운이 나를 돕는 것인가.
거의 3개월만의 쾌거였다.
시험관을 한다고 하면 열이면 열 모두 가보라는 이 곳, 대추밭 백한의원.
예약이 어렵다는 말을 매번 하기 귀찮아 그래, 한 번 가보자 해서 예약을 시도한 지 3개월. 드디어 성공했다.
예약팁이랄건 없고, 그냥 시간 날 때마다 들어가보는 것. 그걸 3개월동안 꾸준히 했더니 어느날 갑자기 예약이 덜컥 돼버렸다.
예약일은 4월 20일 오전 11시. 그 전날 저녁 누군가가 취소한 티켓을 줍줍한 것이었다.

30분쯤 일찍 도착해서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인터넷에서 하도 봐서 익숙한 대감집 대문같은 그 대문이 아닌, 위 사진과 같은 대문으로 입장했다.

혹시나 길 잃어버릴까봐 도면도 한 장 찍어줬다.

이 날 구름이 마치 그릭요거트를 떠서 던져놓은 것 같았다.
하늘은 파랬다. 내 맘처럼.

그냥 바로 입장할 순 없지. 입구 한 번 찍어주시고.

신발 벗고 저 문으로 들어가야 한다.

30분쯤 일찍 도착해서 사진 속의 아주 불편해보이는 소파에 앉아서 기다렸다.

기다리는동안 구경중. 난임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한약으로 특허까지 냈다.

대구 차병원이 협력병원인가보다. 요즘은 양.한방이 서로 사이가 좋은 경우를 자주 볼 수 있음. 예전엔(나 어렸을 적~) 그렇지 않았던 분위기였던 것 같은데.
이것저것 구경하고 앉아서 기다리면 접수대에서 호명을 한다.
접수대 앉으면 이름과 생년월일과 '한약 받으실 곳'을 적는다. 그리고 진료실로 들어가는데,
들어가자마자 직업을 묻고, 나의 맥을 짚고, 시험관을 한 지 얼마나 됐는지 5일배아는 나오는지 등등을 물으신다.
좋지 않은 곳과 체질 등을 간략하게 말씀하시고 남편 진맥 시작.
남편 또한 체질과 좋지 않은 곳 말씀해주신다. 체감상 5분도 안돼서 진료가 끝난 것 같아서 가장 궁금한 것을 질문했다.
"저희, 임신하는데 문제가 있나요?"
"아니요. 문제는 없고, 문제라면 나이가 많은 것이 문제입니다."

나이가 많은거면 우리도 어쩔 수 없는거잖아효......
결국 보약이라 생각하고 한약을 먹어보라는 말씀을 끝으로 진료실을 나왔다.

간략하게 한약복용 주의사항 듣고 지하1층에 카페로 내려가면 한방차 시음을 할 수 있다.

지하1층인데 이렇게 중정(??)같은 곳을 만들어놓으니 지하같지 않아 좋았다.

미니약과와 남성차, 여성차를 각각 주신다. 가격은 각각 39,000원.(인터넷에도 판매한다. '더안뉘' 또는 '더안난'으로 검색하면 나옴)
이 차를 천천히 마시다보니 손가락 끝이 찌릿찌릿 혈액순환이 되는 느낌이 들어 너무 신기했다. 당장 사가자고 남편을 졸랐지만, 한약부터 먹어보자고 해서 이날 구매하진 못했다.(결국 다음날 인터넷으로 구매함)

남편과 천천히 차를 마시고나서 한의원을 한바퀴 구경했다.


유명한 대문사진도 찍고, 배고파서 점심 먹으러 감.



원래 가고자했던 곳은 '복길'이라는 곳이었는데 대기번호가 42번쯤이라서 아예 포기하고 바로 옆집인 '경주 교동순두부'로 갔는데,
여기도 정갈하게 나와서 아주 만족!
우리가 들어갈 땐 빈 자리가 많았는데, 먹다보니 여기도 웨이팅이 시작됐다...ㄷㄷㄷㄷㄷ

점심을 너무 배부르게 먹어서 황리단길 걷다가 카페 들러서 디저트까지 야무지게 먹고,
직원들 줄 경주빵과 찰보리빵 사서 울산으로 돌아왔다.
며칠 후 한약과 한방차가 도착했다.




한의원에서 설명들었던 주의사항 안내문이 그대로 동봉돼있다.


그리고 역시 금방 도착한 한방차 더안뉘(여성), 더안난(남성).
더안뉘(여성차) 티백을 뜨거운 물에 풀면 먼저 보라색이 나타났다가 점점 진한 갈색으로 변한다.
점점 변해가는 오묘한 색을 보는 재미가 있다.
맛은... 더안뉘(여성차)는 좀 더 한방(??) 느낌이 강하고, 더안난(남성차)는 좀 더 고소한 느낌이랄까...?
참고로 한의원에선 과배란 주사와 한약복용을 동시에 해도 된다고 하셨지만,
나는 이번 채취와 다음 채취 사이 쉬는 동안에만 복용할 생각이다.
성지순례 다녀온 느낌이랄까...
숙제를 하나 끝낸 느낌이랄까...
한마디로 아주 속 시원하다.
이제 쉽게 대추밭 한의원 가보라는 사람들에게 당당하게 얘기할 거리도 생겼고,
또한 이렇게 어렵게 다녀온 김에 진짜 효과가 있었음 더할나위 없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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